이근영 전금융감독위원장이 대북송금 의혹사건 송두환 특별검사팀에 구속되면서 `국민의 정부' 경제검찰 총수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0년 8월 제3대 금감위원장으로 부임했다가 올 3월 물러났던 이 전위원장은 금감위원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2000년 6월 산업은행 총재로서 현대 계열사에대한 불법 대출을 묵인 또는 승인한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됐다. 이근영 전 위원장이 재직할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이남기씨는 자신이 다니던 사찰에 10억원을 기부토록 SK그룹측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달 18일 서울지검 금융조사부에 의해 구속됐다. 또한 2000년 초반 이근영씨 전임으로 제2대 금감위원장으로 부임했다가 7개월여만에 물러난 이용근 전 위원장은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에 연루,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8일 대검 중수부에 구속됐다. 이용근씨의 경우 나라종금 사건 뿐만 아니라 지난 2000년 6월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으로부터 4천억원을 대출받아 이중 일부를 북한에 송금했을때 금감위원장을 맡았고 지난 16일 수감된 상태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특검팀에 소환, 조사받기도 했다. 최근 1개월여 사이 줄줄이 수난을 겪고 있는 이들은 모두 국민의 정부 중.후반기 `경제 검찰 총수'를 맡아 `IMF졸업'을 위한 시대적 과제였던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인물이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이들의 혐의 내용은 이남기씨를 제외하고는 최고책임자 자리에 오르기 전의 일이며, 저마다 `직무와 상관없는 일'이라거나, `외부의 압력이 있었다'는 등 해명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씻기 어렵다는게 중론. 함께하는 시민행동 하승창 사무처장은 "DJ정부 시절 기업의 로비, 은행의 부적절한 대출 등 IMF관리체제를 불러온 관행들을 타파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던 감독기관 책임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보면서 우리가 과연 IMF를 제대로 극복했다고 할 수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