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는 23일 납품업체로부터 인쇄물 수주 대가로 거액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이모(42)과장 등 한국전력공사 본사 간부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손모(48)부장등 간부와 직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과장 등에게 돈을 건넨 S기획 대표 김모(45)씨등 인쇄업자 3명은 뇌물공여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과장등은 지난해 3월부터 S기획과 한전에서 발주하는 인쇄물 납품계약을 맺으면서 그 대가로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3천400여만원까지 1년여간 총 1억2천여만원을 김씨 등으로부터 받은 혐의다. 이 중 이 과장은 홍보물 책자와 영업서식 서류 인쇄물 납품권을 S기획사에 주면서 건당 200만∼300만원씩 모두 26차례에 걸쳐 3천600여만원을 받았으며 함께 영장이 신청된 최모(44)과장은 인쇄물 납품을 받을 때마다 돈을 받거나 오페라 공연티켓, 구두상품권, 콘서트 입장권 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불구속 입건된 직원 김모(37)씨는 지난해 3월초부터 한전 각 부서 인쇄물 견적서를 발주하면서 S기획에 실제 납품가격보다 20%정도 구매금액을 올려 납품하도록 한 뒤 올려받은 금액만큼을 다시 돌려받는 식으로 모두 6차례에 걸쳐 587만여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S기획사가 연간 20여억원의 매출 중 90% 이상을 한전으로부터 수주받았으며 매 발주 금액의 20∼25%정도를 한전 직원들에게 룸살롱 향응과 금품의 형태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5월초 S기획에 근무하던 경리직원 최모(28.여)씨가 회사자금 1억8천여만원을 훔쳐 달아난 사건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최씨가 갖고 있던 경리장부에 한전간부들에 대한 뇌물공여사실이 기록된 것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 돈을 받은 간부 중 1천만원 이상을 받은 4명에 대해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들이 추가로 받은 돈이 있는지와 한전 내에서 구조적으로 상납이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