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신문 서울지국장이 "일본경제가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기업을 배워야 한다"는 요지의 책자를 발간해 주목을 끌고 있다. 다마키 다다시 서울지국장은 최근 발행된 '한국은 왜 개혁이 가능했나?(일본경제신문사 간)'라는 책자에서 "일본은 '거품경제'가 붕괴된 후 역사가 완전히 멈춰버린 느낌이지만 한국은 IMF위기를 계기로 새로운 나라로 다시 태어났다"면서 "위기에 직면하여 대담한 개혁을 하고 위기극복의 길을 걸어가는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이 신속하게 위기를 판단하고 대응 전략을 채택해 실행한 점을 개혁성공의 요인으로 꼽았다. 다마키 지국장은 특히 대기업 오너들의 신속한 구조조정 의사결정이 개혁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지적했다. "오너경영을 비판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지만 삼성의 경우 오너에의 구심력이 (삼성을)성공한 기업으로 만든 비결이다.무엇보다도 커다란 방향전환을 해야 할 때에 오너의 역할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술도,브랜드력도 뒤지지 않는 일본기업이 쉽사리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리더의 부재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고 반문했다. 다마키 지국장은 한국의 개혁 과정에서 수반된 부작용도 서슴지 않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경쟁 격화는 가정생활에도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예전에도 한국의 교육열을 보고 놀랐지만 지금은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초등학생이 영어학원,미술학원,축구교실,피아노학원 등 몇 개나 다닌다.대다수 부모들의 관심은 교육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이사가는 것과 아이들의 조기유학이다." 다마키 지국장은 이런 광경을 보면 한국의 장래가 걱정될 때도 있다는 일침을 빠뜨리지 않는다. "한국모델에서 배울 점은 과거의 체험을 단절하고 개혁을 단행했다는 점이다.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시한 것이 어쨌든 해보자 하는 '행동중시'와 망설임없이 사람을 바꿔버리는 것으로 기업과 조직의 다이내미즘을 회복했다는 것이다.한국의 교훈을 살리면서 지금이야말로 일본도 구습을 단절해야 한다." 한국을 통해 일본 경제회복의 길을 찾으려는 다마키 지국장의 결론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