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20일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했다. 김종훈 특검보는 "20일 오후 11시45분께 2000년 6월 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 4천억원을 대출할 당시 산업은행 총재였던 이 전 금감위원장을 형사소송법 제 200조 3항에 의거해 긴급체포했다"며 "자세한 혐의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에 따라 이 전 위원장에 대해 보강조사를 거쳐 이르면 21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위원장은 산은이 현대상선에 대출할 당시 산은 총재로서 동일차주 여신한도 규정을 위반하는 부적정한 대출을 사실상 승인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박상배 전 산은 부총재와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을 소환, 이전 위원장과 대질조사를 벌인 끝에 박 전 부총재가 당시 영업1본부장으로서 대출을전결처리했지만 사전에 총재였던 이씨에게 보고했다는 점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위원장은 그러나 특검조사에서 "대출은 현대상선 유동성 위기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과 박 전 부총재, 김 전 사장간 대질조사를 통해 이 전위원장을 상대로 엄낙용 전 산은총재의 작년 국정감사 증언에서 언급된 한광옥 전청와대 비서실장의 대출지시 의혹 등을 추궁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김상희 기자 jhcho@yna.co.kr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