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에 강도가 들어 국보 및 국보급 문화재를 강탈해간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오후 10시 25분께 충남 공주시 중동 국립공주박물관에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괴한 2명이 침입, 1층에 전시돼 있던 국보 247호 공주의당금동보살입상(公州儀堂金銅菩薩立像.사진)을 강탈해 달아났다.


이들 괴한은 또 공주 하대에서 출토된 분청사기(조선시대 유물)와 보령 앞바다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상감청자 접시 및 잔 등 비지정 문화재 3점도 함께 가져갔다.


박물관 당직자인 박 모(35.학예연구사)씨는 "당직실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괴한들이 들어와 전기충격기와 흉기를 들이대며 위협, 청테이프로 양손을 뒤로묶고 눈과 입을 가린 뒤 전시 유물을 갖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범인들은 박씨를 묶은 뒤 전시실 출입문의 자물쇠를 뜯고 들어가 둔기로 전시장유리를 부순 뒤 유물들을 털어 달아났다.


1층 전시실에는 범인들과 범행장면을 촬영할 수 있는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당시 박씨는 박물관 현관 셔터도 내리지 않고 문도 잠그지 않은 채 근무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인들이 국보 문화재를 골라 가져간 점으로 미뤄 사전 답사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을 것으로 보고 문화재 관련 전과자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펴고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은 모두 175㎝의 키에 검은색 상하의와 모자를 착용하고있었다는 박씨 진술에 따라 범인들의 몽타주를 작성, 전국에 배포할 계획"이라며 "현장에서 범인들의 지문 등을 감식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난당한 문화재 중 공주의당금동보살입상은 1974년 공주시 의당면 송정리의 한 절터에서 출토돼 1989년 4월 10일 국보로 지정된 7세기 백제 때의 작품으로추정되고 있으며 보험에는 가입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주=연합뉴스) 임준재.백승렬.정윤덕.윤석이기자 cobra@yna.co.kr seoky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