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수사중인 '나라종금 로비의혹'에 연루된 국민의정부 당시 일부 고위 인사들이 '대북송금 의혹' 사건에도 연루돼 '겹치기' 소환이 예고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에 연루돼 지난 8일 대검 중수부에 의해 구속된 이용근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16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 이씨는 금감위 상임위원과 부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98∼99년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으나 2000년 6월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에서 4천억원을 대출받을 당시 금감위원장을 맡았었다. 특검팀은 당시 대출이 동일차주 여신한도규정을 무시한 채 이뤄진 것과 관련해 감시.감독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추궁하기 위해 이씨를 소환할 예정이다. 구속수감자 신분 상태에서 별개 사건으로 다시 국가기관의 조사를 받게 된 셈이다. 또 나라종금 관련 뇌물과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된 한광옥 민주당 최고위원과 참고인 조사를 받은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도 특검팀 조사가 불가피하다. 한 위원의 경우 엄낙용 전 산은 총재가 작년 국정감사 때 증언을 통해 제기한 현대상선 대출과정에서의 '청와대 외압설'의 실체를 규명할 핵심인사로 지목돼 있다. 이기호 전 수석도 작년 국감에서 엄 전 총재가 "2000년 8월 취임 이후 청와대 회의에서 (이기호 당시 경제수석이) 현대상선 대출금 회수와 관련해 '걱정말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앞두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