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서 일하는 틈틈이 샌드백을 두드린 끝에 한국 복싱 챔피언 벨트를 거머쥔 회사원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현대미포조선 산업보안팀에 근무하는 최용화씨(25). 2001년 12월 입사한 그는 지난 10일 김해 학생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8대 한국 웰터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챔프에 등극했다. 1999년 한국 웰터급 신인왕이 된 그는 바로 그 해 한국챔피언에 올라 2002년까지 5차방어에 성공한 제법 이름이 알려진 권투선수. 그 뒤 동양챔피언에 도전하기 위해 한국챔피언 벨트를 반납했지만 지난해 필리핀 선수와 가진 동양챔피언 타이틀전에서 아쉽게 판정패했다. 그는 이후 한국챔피언 벨트를 되찾기 위해 주위에도 알리지 않고 매일 퇴근 후 회사에서 체육관까지 10km를 달려가 샌드백을 쳤다. 최씨는 "직장 일 때문에 연습량은 부족했지만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죽을 힘을 다했다"며 "동양챔피언에 다시 도전해 패배를 설욕하고 세계챔프의 자리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에서 특별히 지원을 해 주지 않았는데도 큰 일을 해냈다"면서 사내에서도 과묵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원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