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등으로 손상된 심장은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심장의 일부가 죽은 채로 생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자기 몸의 세포를 배양한 후 주사로 심장에 이식해 손상된 심장을 되살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의 생명공학회사인 바이오하트의 하워드 리온하트 회장은 최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자기세포이식 심근치료법'을 소개하고 국내시장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 치료법은 심부전증 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허벅지에서 근육세포를 추출한 뒤 근원세포(일반 근육세포로 분화하기 이전단계의 세포)로 배양해 이를 손상된 심장 부위에 주사로 투입,이식시키는 것이다. 리온하트 회장은 "현재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28명에 대한 1차 임상실험을 실시했다"며 "대부분 환자의 경우 혈액방출 계수(LVEF)가 크게 향상됐으며 일부 환자는 1백% 가까운 회복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안에 1백50명을 대상으로 2,3차 임상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며 2004년 말이나 2005년 초께 가서 상품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 가천길병원 박국양 박사는 "자가 세포 주입방식은 최근 의학계에서 가장 유력한 심장질환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다만 상용화 단계에 앞서 심실성 빈맥증 유발문제나 치료대상 선정 및 비용대비 효과 등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하트는 이 사업을 위해 바이오하트 코리아(대표 최종원)를 설립한 데 이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근원세포 배양시설을 국내에 세울 예정이다. ◆기존 치료법과의 차이점=심장근육의 손상이나 퇴화는 심부전증 등의 심장질환을 유발한다. 기존의 치료법으로는 약물,심장이식,의료기기 등이 있지만 대부분 많은 비용이 들거나 위험한 절개수술을 해야 한다. 이같은 방법은 심장 근육을 원 상태로 복구하는 근원적인 치료법은 아니라는 단점을 갖고 있다. 바이오하트의 자기세포 이식 치료법은 별도의 흉부 절개수술 없이 근원세포를 심장에 직접 주사하기 때문에 간단한 시술 과정만 거치면 된다. 리온하트 회장은 "이 치료법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은 물론 자신의 몸 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거부 반응률도 높지 않다"며 "흉부 절개수술 없이 세포를 주입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바이오하트만이 특허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과정=의사는 환자의 허벅지에서 근육세포를 추출,2∼3주간의 세포 배양과정을 통해 수백만개의 근원세포를 분리해 낸다. 이 근원세포를 이용해 바이오하트사는 '마이오셀'(Myocell)이라는 세포군을 개발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이오셀은 주사기를 통해 환자의 손상된 심장 부위에 심어져 심장 근육을 재생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장 규모=현재 전세계 심부전증 환자는 3천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50만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심장근육 재생 관련 제품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내에서만 3백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바이오하트는 추정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바이오하트를 비롯해 마이오식스 SA,디아크린,안트로젠 등이 근육세포나 줄기세포를 심장에 이식하는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진출 계획=바이오하트는 바이오하트코리아를 통해 국내 투자를 유치,세포 배양을 담당할 바이오하트아시아매뉴팩처링을 설립할 예정이다. 바이오하트 본사는 기술지원,바이오하트코리아는 한국내 제품공급,바이오하트아시아매뉴팩처링은 아시아 시장에 대한 마이오셀 생산 및 공급을 각각 담당하게 된다. 리온하트 회장은 "싱가포르 일본 호주 한국 등을 아시아 지역 거점으로 고려하다가 지리적 조건과 기술도입의 시기적 조건에 적합한 한국을 선택하게 됐다"며 "마이오셀 기술은 미국 유수의 연구진에 의해 15년에 걸쳐 연구돼 오면서 신뢰성을 검증받고 있다"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