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산업대에 부임한 이희범 총장(53)은 지난 30년간 한국 산업정책을 주도해온 엘리트 정책관료 출신이다. 지난해 초 산업자원부 차관을 끝으로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으로 일해오다 서울산업대 교수들의 직선으로 총장에 뽑혔다. 이 총장은 "국가경쟁력은 산업경쟁력에서 나오고 산업경쟁력의 중심은 인력"이라며 "기업이 원하는 인재양성을 위해 대학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이 우선적으로 나선 일은 기업체 및 경제단체와 직접 만나 그들이 원하는 수요를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것. 기업들이 신입사원의 기초교육과 직무교육을 위해 1인당 3천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는 현실이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 총장은 산자부 출신답게 취업관련 통계치를 모두 꿰고 있었다. "인력 양성구조가 산업구조와 맞지않아 청년실업자가 40만명에 달하고 있지만 산업현장에 가면 80만명의 인력이 부족해 오히려 30만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와서 일하고 있다"며 "현장에 맞는 인력을 양성해 이같은 상황을 바꾸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교육, 현장강의 등 서울산업대의 장점을 더욱 육성하고 현재 2백50여개 기업과의 산.학 연계협정을 확대, 국내외 첨단기업과 공동연구센터를 설치하는 등 산.학.연 연계체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창업보육센터와 학생 창업동아리를 적극 후원해 대학기업을 활성화할 생각이다. 다만 산업대는 일반대학과의 제도적인 차별로 인해 시설과 재정이 열악한 만큼 이를 일반 국립대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이 총장은 덧붙였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