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혼 파동과 간통 피소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임창용(27.삼성) 사건의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KBO는 임창용이 부도덕한 행위로 프로야구 전체의 명예를 완전히 실추시켰다는 판단아래 사건의 실체가 확인되면 간통 사건의 소 취하에 관계없이 중징계를 내리는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BO가 특히 문제 삼는 부분은 삼성 구단이 파문의 장본인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뒤 9일 경기에 선발투수로 내보내게 된 배경이다. 이상국 KBO 사무총장은 "팬들에게 자숙하는 자세를 보여도 시원찮을 판에 1승을챙기겠다고 마운드에 오른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상국 총장은 "평소 야구를 그토록 사랑한다는 김응용 감독이 임창용 선발을 등판시킨 것은 프로야구를 망치는 처사"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겨울 부인 이현아씨와 이혼 파동을 겪었던 임창용은 지난 4일 대구 북부경찰서에 간통 혐의로 피소되면서 부적절했던 사생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커다란 충격을 줬다. 일부 야구인들은 "`어린이에게 꿈을 희망을'이라는 모토를 내건 프로야구 선수가 이같이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임창용의 속한 삼성은 구단 차원에서 사건 무마에 나서 서둘러 고소를 취하시켰고 자체 벌금만 매긴 뒤 곧바로 경기에 투입시켜 지탄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 달 폭력사건에 연루된 뒤 2군으로 쫓겨 내려가 반성의 시간을 갖고 김진우(기아) 사건과 비교할 때 삼성의 처사는 천박한 `승리 지상주의'라는 지적을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프로야구는 올들어 정수근이 하와이 폭행사건을 일으켜 현지 법원에서 재판을받는 등 최근 선수들 사이에 `도덕 불감증'이 만연해 우려를 사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KBO는 구단 눈치를 살피느라 제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이번만큼은 실추된 프로야구 이미지를 바로 잡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