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경 < 서초고 교사 > 우리가 방문한 학교는 '열린 교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벽이 아닌 어른 허리 높이의 칸막이로 교실과 교실을 구분하고 있을 뿐이다. 학급 학생수는 18명 안팎. 교사가 수업시간 내내 학생 개개인을 배려하는 점이나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인상적이었다. 한국이라면 실직자들을 위한 재취업 교육에서나 다뤄지는 '창업'이라는 주제가 초등학교 3학년 수업의 소재가 된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그러나 학생들은 어려워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창업을 자신이 매일 들르는 햄버거 가게를 차리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토론의 내용도 예상보다 깊이가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창업에 필요한 요소들이 학생들의 입을 통해 나왔다. 수업의 모든 과정은 미리 준비된 수업 자료와 교사의 안내에 따라 이뤄졌다. 그러면서도 수업의 중심은 철저하게 학생들에게 있었다. 창업에 필요한 모든 의사 결정은 학생들의 몫이었다. 강사는 적절한 조언만 해줬다. 모든 결정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때문에 학생들은 강사의 분석을 소중한 충고로 받아들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의사 결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깨달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