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학계 관계 시민단체를 거치면서 틈틈이 써 온 칼럼들을 모은 '망할 기업은 망해야 흥할 기업이 흥한다'(도서출판 따뜻한 손)라는 신간을 최근 출간했다. '재계의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를 이끄는 강 위원장은 이 책에서 재벌체제로 인한 비정상적 경제현상을 지적하고 재벌개혁을 강도높게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 위원장은 '재벌개혁의 본질' 편에서 "경쟁시장이 형성되는데 현재의 재벌체제는 장애가 된다"며 "재벌체제의 개혁이란 재벌의 지배구조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장원리에 반하는 10가지 현상' 편에선 워크아웃기업들이 퇴출되지 않고 은행과 정치권에 로비해 연명하는 행태와 이에 일조한 예금보험제도를 함께 비판했다. 부패방지위원장 시절의 경험을 반영한 듯 '땀흘려 일하는 근로자의 임금이 월평균 2백만원 정도인데 불로소득자가 그 몇 배의 소득을 얻고 정치인 혹은 고위공직자가 늘 말하는 떡값이 5백만원이나 1천만원에 달하는' 한국사회를 '상대가격체계가 왜곡된 사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출간에 앞서 '망할 기업…'이란 제목이 다소 과격해 보여 좀 더 부드러운 방향으로 바꾸길 희망했으나 출판사에서 본래 제목대로 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