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로부터 성희롱 의혹이 제기된 서울대 의대 A교수의 징계 문제를 놓고 환자와 간호사간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4일 보건의료노조 서울대지부에 따르면 노조측은 최근 환자들이 서울대에 A교수의 진료재개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 "유능한 사람은 죄를 지어도면제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이어 "환자대표 5명이 주도한 A교수 복직탄원서에 환자 344명이 서명했다는 것은 누군가 조직적으로 환자 정보를 유출하거나 해킹하지 않았다면 있을 수없는 일"이라며 환자 탄원서의 배후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노조관계자는 "문제의 핵심은 성희롱 때문에 피해자가 고통받고 있고 A교수가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환자들의 반박글이 이어지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병원환자'라는 아이디로 글을 올린 한 환자는 "노조가 환자들의 탄원서에 대해트집을 잡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환자 대표 5명중 한 환자는 "A교수가 더이상 진료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위기의식을 느낀 환자들이 각자 알고 있는 환자들의 연락처를 구해 탄원서에서명을 부탁하는 편지를 발송했다"며 탄원서의 배후에 의혹이 있다는 노조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 환자는 "비뇨기종양 분야의 권위자인 A교수의 진료를 받기위해 하루에도 100명 이상의 환자들이 비좁은 병원 복도에서 대기했기 때문에 동병상련 신세인 환자들끼리 평소 쉽게 안면을 틀 수 있었고 연락처도 알 수 있었다"며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행동한다고 해서 무조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또 "노조측은 환자들이 A교수 대신 다른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종양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환자들 입장에선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라면서 "불안한 마음 때문에 직접 A교수의 연구실에 찾아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환자들까지 나올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이미 교내 윤리위원회는 A교수에 대해 가장 강도가 높은 징계 건의 결정을 내렸다"면서 "환자들과 간호사들의 논쟁이 감정싸움으로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A교수는 지난 2월 수술과정에서 업무가 미숙하다는 이유로 간호사를 폭행하고성희롱적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진료가 중단됐고 학교차원의 징계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