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청강(晴江) 김영기(金永基)씨가 1일오후 9시 30분 경기도 용인의 자택에서 타계했다. 1911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화백은 중국 베이징(北京)의 보인대(輔仁大)에 유학해 미술을 공부했으며 당대 중국 최고 화가인 제백석(齊白石ㆍ1863-1957)을 사사했다. 해방 후 이화여대, 홍익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했고, 국내외에서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1970년대에는 전통 동양화를 '한국화'로 부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 화백은 2001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1C, 현대 한국미술의 여정'전에 100호 크기의 작품 '백두산의 새벽'을 출품하는 등 지난해 말까지 붓을 잡으며예술혼을 불태웠다. 전시를 앞두고 그는 "두 차례 백두산을 다녀왔다. 그곳에 올라 바라본 새벽의 장관을 잊을 수 없어 화폭에 옮겼다"고 감회를 피력한 바 있다. 그는 올해 초 다리 골절상으로 거동을 못하기까지 매주 월요일 종로에 나가 9순안팎의 경성고보(경기고 전신) 동창 5명과 점심을 같이하기도 했다. 선친은 영친왕의 서화 스승이자 '해금강 총석도'의 작가인 해강(海岡) 김규진(金圭鎭ㆍ1868-1933)선생. 저서는 「조선미술사」「신라문화와 경주고적」「동양미술사」「오창석」「중국대륙 예술기행」 등 다수이며 번역서로는 「마르코 폴로 대(大)여행기」가 있다. 대 표작은 '월하의 행진' '계림의 가을' '장백산 폭포' 등. 한국미술협회 고문을 지냈고, 정부 은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이정란(80)씨와 김경식(캐나다 거주 화가), 정림(치과의사), 혜림(캐나다 거주)씨 등 1남 2녀.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3일 오전 10시. ☎ 3010-2237.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