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천700만의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上海)는 최근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논란이 증폭되면서 주민들이 크게동요하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상하이시의 사스 관련 실태에 대해`전반적으로 사스 예방및 치료상황이 양호하다'고 발표한 이후 "역시 상하이는 안전지대"라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조만간 훨씬 악화된 실태가 공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현재 시 당국이 발표한 사스 감염자는 2명. 의심환자는 18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민들은 "적어도 당국의 통계보다 10배는 넘을 것"이라고 불신감을 감추지 않고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은 사재기에 나서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베이신취(古北新區) 소재 까르푸의 경우 5.1 노동절 휴가를 앞두고 시민들이 대거 생필품 구매에 나서 일부 품목은 품절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28일 "마스크와 체온계, 소독약품, 비타민 등은 상하이에서 이제구하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연일 소독차들이 시 전역을 누비며 소독약을 뿌려대는 바람에 길거리는 온통 `병원냄새'로 진동할 정도다. 학교수업은 사실상 휴업상태다. 자오퉁(交通)대학을 비롯해 주요 대학들도 휴교했으며 일반 초.중학교도 정상수업이 어렵다. 일부 학교의 경우 홍콩과 베이징에서최근 들어온 사람과 접촉한 학생은 등교를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상하이시를 들어오는 항만과 공항에서는 철저한 `수색.검역'이 이뤄지고 있다. 푸둥(浦東)공항과 홍챠오(虹橋)공항에서는 자외선 체온검사기로 승객들을 일일이 점검하고 있다. 한정(韓正)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스대책본부는 연일 강력한 사스 예방대책을 발표하고있다. 27일부터는 노래방이나 술집 등 유흥업소의 영업이 사실상 금지된 상태다. 매 4시간마다 매장소독은 물론 종업원들 모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한인교민사회도 동요하고 있다. 현지 진출업체의 경우 한국측 바이어들의 방문일정을 모두 하반기로 연기하고 있어 영업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 유학온 학생들도 대부분 5.1절 휴일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항공사들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가는 교민들도 한국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