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6년 설립된 신용보증기금은 담보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금융업체로부터 대출을 쉽게 받도록 신용을 보증해주는 공기업이다. 공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과 달리 공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 소홀해지게 마련.신용보증기금은 회사 경영 및 운영과 관련,노사가 투명하게 의견을 교류하며 이같은 공기업의 태생적인 문제점을 치유했다. 배영식 이사장이 지난해 6월 신용보증기금에 온 후 가장 강조해 온 점도 노사간 '커뮤니케이션'이다. 배 이사장은 주 1회 노동조합 사무실을 직접 방문,노조 간부에 경영현안을 설명하고 조합원들로부터 회사 발전방안 및 고충을 들었다. 다소 낯설게 느껴지던 이같은 문화는 지금은 지역분회 간부들까지 정기적으로 본사에 방문,이사장과 회사 경영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눌 정도로 깊이 뿌리를 내렸다. 과거 이사장에게 일방적으로 집중돼 있던 여러 가지 권한을 푼 것도 직원들의 '책임 경영'을 유도했다. 신용보증 가능금액 결정 등 전결권을 각 영업점장에게 위임하면서 자금에 목말라하는 중소기업에 신속한 자금 지원을 가능토록 한 것.또한 고객이 회사를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상으로 상담과 보증을 신청할 수 있게 '사이버 보증제도'도 도입했다.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사측의 노력도 노조의 불신을 불식시켰다. 신용보증기금은 희망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급별,직무별로 전문기관에 위탁연수를 보내거나 외국어 연수,최고경영자과정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나온 전문가만도 공인회계사(CPA) 14명,미국공인회계사(AICPA) 18명,세무사 7명,신용분석사 1천32명,정보처리기사 96명 등 모두 1천3백59명.전체 직원의 60%가 금융 전문가가 된 셈이다.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성과급 프로그램도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기본성과급 업적성과급 초과업적성과급 등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는 성과급은 총급여 대비 11%에 달한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20일 노동부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주최한 '노사화합을 위한 국민마라톤대회'를 앞두고 배 이사장과 남상종 노조위원장 등 신용보증기금 노사가 '1m·1원 모금운동'이라는 행사를 벌여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m·1원 모금운동이란 마라톤 참가자가 1m를 달릴 때마다 마라토너의 후원자가 1원을 성금으로 기탁,불우이웃돕기 행사에 사용한다는 것.회사측은 금년에 있을 10여개 마라톤 대회에 계속 참여해 연말까지 약 3천만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