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국립보건원이 전날 서울시내 D병원을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격리병원으로 지정키로 한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주민들이 밤새 병원앞 도로를 점거하고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강력 반발, 사스 전담병원 지정 계획이 25일 끝내 유보됐다. 이날 오전 현장을 방문한 정두언 정무부시장은 "해당 병원이 시립병원 중 유일하게 환자이송이 용이하게 병상이 75%가량 비어있고, 시설도 적당해 격리병원으로지정하려 했으나 주민 반발이 심해 지정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민 100여명은 "지정 유보가 아닌 철회를 명시해 달라"며 병원 앞도로 점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주민들은 "병원 인근은 주택가로 인구가 밀집해 있는데다 가까이에 초등학교가자리잡고 있어 주민안전상 사스 전담병원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전담병원 지정을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D병원의 사스병원 지정 사실이 알려진 24일 오후부터 병원 앞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주민들은 밤 9시가 되자 500여명으로 늘어났으며, 주민 100여명은 25일오후 늦게까지 시위를 중단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앞서 24일 밤 병원 앞 도로에 봉고차와 가로등을 연결, 비닐천막을 설치하고 도로를 점거했으며, 천막에 들어가지 못한 주민들은 병원 처마 밑에서 비를피하며 밤새 시위를 진행했다. 주민들은 또 사스 지정 병원 결정 계획을 통보받은 병원(200병상)측이 격리병동을 마련하기 위해 입원환자 50여명을 타 병원으로 이송하려 시도하자 병원 출입구를모두 막아 입원환자 20여명을 남긴 채 이송이 중단되기도 했다. 밤새 시위에 나섰던 학부모들은 이날 오전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기도 해 병원에서 반경 1km 이내 초.중등학교 3곳에서 일부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등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