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부산 도심에서 피격된 러시안인이 러시아 마피아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괴한의 피격으로 숨진 나우모프 와실리(54)씨는 러시아사할린 현지의 수산물 수출입과 관련된 사업을 하면서 37척의 선박을 보유한 거부로알려졌다. 나우모프씨는 러시아에서 엄청난 이권이 걸려 있는 수산물 수출입과 선박수리업을 하면서 현지 마피아와 심한 갈등을 겪고 지난해까지 일본에 피신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자 지난해 12월 부산으로 도피해 왔으며 국내동업자인 알렉세이 볼로프(28)씨의 도움으로 호텔이나 부산 영도구 영선동의 아파트에서 생활해 왔다. 나우모프씨와 함께 피격돼 중상을 입은 니콜라이 안드레이비치(39)씨는 나우모프씨의 보디가드로 밝혀졌다. 러시아에서 수산물 수출입과 선박수리업은 엄청난 이권이 걸려 있어 현지 마피아들의 중요한 자금줄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 2월에는 러시아 관세청 직원들이 부산을 찾아 몇몇 수입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현장에서 붙잡은 나우모프씨의 국내 동업자인 알렉세이씨를 상대로밤샘조사를 벌인 결과 18일 오후 부산역 인근 러시아인 밀집지역인 속칭 텍사스촌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한 뒤 헤어졌다가 피격소식을 듣고 현장에 달려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알렉세이씨는 또 경찰에서 부상당한 니콜라이씨가 범인이 `고려인(한국인)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함에 따라 경찰은 국내 폭력조직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이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승용차는 부산역 인근의 렌터카 업체에서 지난 9일 26세의 러시아인이 위조여권을 이용해 빌려 간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현재 부산 앞바다에 정박 중인 러시아선박 승선자중에 이 사건 관련자 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날 중 압수수색을 벌이기로 했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조정호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