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판매로 수거한 중고 휴대폰을 이동통신업체 대리점으로부터 사들여 개조한 뒤 유명 전자회사의 정품으로 둔갑시켜 해외로 밀수출한 업자 등 일당 1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11일 이같은 수법으로 휴대폰 6만1천여대(24억원 상당)를 해외로 밀매한 3개 업체를 적발하고 이모씨(46) 등 2명을 상표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정모씨(41)를 지명수배했다. 경찰은 또 전자회사 대리점 AS센터에서 휴대전화 성능검사 프로그램을 빼돌려 이들의 범행을 도운 김모씨(34) 등 2명과 유명 전자회사 포장을 인쇄·제작해준 원모씨(38)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재작년 2월부터 이동통신업체 S사 대리점들이 보상판매로 수거한 중고 휴대폰을 대당 1만원에 사들여 중국 등에서 제작 반입한 휴대폰 케이스와 액정(LCD)을 붙여 유명 전자회사인 S사와 L사의 포장에 담아 중국 방글라데시 러시아 등에 6만1천여대를 밀수출한 혐의다. 이 과정에서 S사와 L사 대리점 AS센터 전 직원 김씨 등은 퇴직하면서 불법 복제해 빼돌린 휴대전화 성능검사 프로그램(음의 고저,전파의 세기 등 송수신 상태 점검프로그램)과 휴대폰 회로도를 이용해 이씨 등이 불법개조한 휴대전화의 액정화면에 S사와 L사의 로고가 나타나도록 도와줬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 휴대폰이 해외시장을 잠식해 해당 기업체의 수출여건을 악화시킨 데다 정품으로 알고 산 해외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면서 관련 기업체의 브랜드와 국가이미지가 손상돼 수사를 벌였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