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브랜드 있는 꽃을 선물하세요." 플라워숍 라페뜨의 황보현 실장(27)은 꽃을 디자인하는 플로리스트(florist)다. 플로리스트는 꽃을 뜻하는 flower와 예술가 artist의 합성어.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꽃장식의 모양만 보고도 라페뜨 스타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업계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꽃집에도 브랜드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꽃 한다발이라도 저희 숍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대충 만들 수 없어요. 꽃이 사용되는 장소나 상황 등 고객과의 충분한 상담은 필수죠.손님의 패션까지도 작품 작업의 고려대상입니다." 플로리스트 외에 그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직함은 파티스타일리스트.말 그대로 파티가 열리는 공간을 꾸며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플로리스트들이 진출할 수 있는 업무 확장영역이기도 하다. 꽃을 주제로 파티공간을 꾸미는 황 실장의 이색적인 솜씨가 입소문을 타면서 이 분야의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무조건 꽃으로 치장한다고 해서 파티 공간이 아름다워지는 건 아닙니다. 적재적소에 가장 알맞은 양의 꽃이 자리해야 하니까요.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파티의 주인공보다 부각되어서는 안됩니다." 대학시절 서양화를 전공한 순수미술학도인 그는 졸업 후 우연히 미국의 유명 파티플래너인 캐빈리와 함께 일하면서 플로리스트와 파티스타일리스트로의 소중한 경험과 감각을 쌓았다. 유명 할리우드 스타인 로저 무어의 생일과 브래드 피트의 결혼식도 그가 참여했던 빅 프로젝트.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이 필요합니다. 유행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여행도 많이 하고 패션잡지 등도 참고하면서 끊임 없이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죠.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육체적 고단함이 심한 직업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