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11기 의장 선출을 위한 임시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있는 한총련이 내부 알력으로 의장 선출을 미루고 있는 데 대해 사회진보인사들이 강하게 질책하며 한총련의 반성을 주문하고 나섰다. 지난달 14일부터 사흘간 서울 경희대에서 열린 대의원대회에는 정식 대의원 766명 중 404명이 대회에 참석했으나 그중 326명만이 정기회비를 납부했고 회비 납부자중에서도 85명이 의결권 행사를 거부해 의사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무산, 11기 의장선출이 한달 뒤로 연기됐다. 대회 무산의 표면적 이유는 대회 개최 장소에 대한 이견, 재정납부 문제 등이었지만 한총련 관계자들은 의장 후보간의 알력, 정파간의 갈등, 그리고 한총련 지도부가 외부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주체성 부족 등을 근본 원인으로 꼽고 있다. 혁신계 후보측에서는 혁신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자 한총련 중앙상임위원회의 `주류'를 구성하는 상대측이 일부러 회비를 미납해 대회를 무산시켰다는 주장이나오는 반면, `주류' 측은 "안건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회를 강행해 반발한 것"이라며 맞섰다. 학생운동권 사상 처음인 대회 무산 이후 한총련 게시판에는 양측에 대한 비판글이 잇따라 올라와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11기 의장 후보 2명이 진보계 원로인사를 초청, 지난 7일 홍익대학교에서 개최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한총련에 대한 질책을 쏟아냈다. 범민련 나창순 의장은 "성원 미달로 대의원대회가 무산된 데 어떤 흑막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이같은 일이 또 다시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있는지 답하라"라며 "선배들은 목숨도 바쳐 싸우는데 왜 두 후보가 양보를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전국연합 오종렬 상임의장은 "한총련 지도부를 지도하는 외부의 선배들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말했지만 매번 `그런 선배는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학생들이 외부의 선배들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전국연합 노수희 공동의장도 "한총련이 대중정치사업은 하지 않고 내부 분파투쟁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선배들이 후배에게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려고 하면 분파주의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한총련의 최근 모습을 보며 (기성) 정치인보다 더 하다는 생각이 들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고 밝혔다. 본래 연세대 정재욱 후보와 홍익대 김상민 후보가 선거공약 차이를 설명하고 원로 인사들의 `조언'을 듣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마련됐던 이 좌담회에서 선배들의 질책이 쏟아지자 두 후보는 공약 설명보다 `죄송하다'는 답변을 더 많이 해야 했다. 11일 한총련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한총련 합법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정작 한총련은 의장조차 선출하지 못하고 있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12일에는 정말 대회가 제대로 열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