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을 통해 침투하는 북한의 잠수함이나 잠수정,귀순자 등이 모두 민간인에 의해 발견되면서 동해안 경계에 또 다시 허점이 드러났다. 이번에 귀순한 민간인 가족들에 대한 군 당국 등의 조사가 끝나야 정확한 남하 경로를 알 수 있겠지만 북으로부터 단순하게 해안선을 타고 남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고 최소 이틀간은 고성~강릉간 남쪽 경계지역을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조업 중이던 어민들에게 발견됐다. 어민의 유자망 그물에 걸리지 않았다면 발견은 더 늦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귀순자들이 아닌 대남 침투선이었다면 결과는 지난 96년 무장공비 침투 사건의 재판이 될 뻔했다. 지난 96년 9월18일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해변 암초에서 상어급 잠수함이 좌초된 것을 발견한 것도 민간 택시기사였다. 당시 경계망이 뚫려 2개월여 동안 육지로 달아난 무장공비를 소탕하느라 아군과 민간인 등 15명이 희생됐다. 지난 98년 7월12일 오전 동해시 묵호진동 해변가에서 무장간첩의 변사체를 발견한 것도 인근 주민이었다. 또 이에 앞서 같은 해 6월22일 오전에는 속초 동쪽 11마일 해상에서 북한 승조원 9명이 승선하고 포탄 등 각종 침투장비가 적재된 유고급 잠수정이 유자망 그물에 걸려 어민들에게 발견됐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