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서열.기수 파괴' 검찰 인사 파동으로 지난달 대거 퇴임한 14명의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들이 변호사로 새 출발을 하고 있다. 이들 거물급들을 영입하려는 대형 로펌들의 물밑교섭도 있었지만 개인변호사를 택한 이들이 많았다. 6일 현재 로펌행을 택한 인사는 김승규 전 부산고검장(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 명노승 전 법무차관(법무법인 바른법률 대표변호사), 박태종 전 대검 감찰부장(법무법인 신세기 대표변호사) 등이다. 김각영 전 검찰총장(사시 12회)은 최근 서초동 상림빌딩 4층에 개인변호사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 빌딩 같은 층에는 함께 물러났던 사시 동기 한부환 전 법무연수원장의 사무실이 있다. 이종찬 전 서울고검장(사시 12회)은 강남역 부근에 둥지를 틀었다. 사시 13회인 김학재 대검차장과 김원치 전 대검 형사부장은 각각 삼성동과 서초동에 개인변호사 사무실을 냈다. 김원치 전 검사장은 퇴임에 앞서 지난 28년간 검사생활을 돌아본 에세이집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는데 김 전 검사장이 제주여고 교사로 근무할 당시 제자였던 탤런트 고두심씨의 추천사가 실려 눈길을 끌었다. 장윤석 전 법무부 검찰국장(사시 14회)과 조규정 전 광주지검장(사시 15회)은 서초동 법조타운에 둥지를 틀었고 김규섭 전 수원지검장(사시 15회)은 수원에서 개업했다. 김대웅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사시 13회), 정충수 전 대검 강력부장(사시 13회),김영진 전 대구지검장(사시 14회)은 아직 진로를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DJ정부의 마지막 법무장관이었던 심상명 전 장관은 서초동에 개인사무실을 열었다. 한편 법무법인 바른법률 대표로 합류한 명로승 전 법무차관은 '세풍' 사건의 주역인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의 변호를 맡았다. 명 변호사는 이씨와 경기고 동기동창이며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친분이 두터워 이씨 측의 변호 요청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