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금내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정부가원망스러울 때가 있었습니다" 지난 4일 주중 한국대사관(대사 金夏中) 영사부 접견실. 지난 1월 보트피플 탈출 장면을 촬영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된후 기소돼 현재 중국 산둥(山東)성 예타이(煙台) 중급 인민법원의 공판을 기다리고 있는 프리랜서 사진기자 석재현(33.경일대 강사.대구 수성구)씨의 부인 강해원(37)씨의 눈물로 얼룩진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남편의 체포 소식을 들은후 나날을 눈물로 지새운 강씨는 이영백 부총영사와 박철주 영사의 설명을 듣고 매순간 얼굴에 희비가 교차하다 "우리 정부가 자국민 보호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제는 세금내는 것이 아깝지 않다"고말했다. 지난 3일 베이징에 처음 온 강씨는 사실 그동안 중국 현지 영사관 등 정부당국으로부터 남편의 행방이나 안전과 관련해 자세한 연락을 받지 못해 애를 타우다 이번 베이징 방문에서 다소 마음을 놓게 됐다. 주중 한국 대사관이 수시로 중국 당국과 접촉해 남편 석씨의 석방을 노력하고있고, 이영백 부총영사가 현지 엔타이 구치소를 방문, 석씨를 면회하고 왔다는 사실도 알았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 프리랜서 사진기자인 석씨는 지난 1월 탈북자 수십명이 배를 이용해 한국과 일본으로 밀항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들의 사진을 찍기위해 배에 동승했다가 밀입국 방조죄로 중국공안에 체포된후 이달초 검찰 기소를 거쳐 법원의 재판을기다리고 있다. 석재현씨 이외에도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지원하기위해 활동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돼 영어의 몸이 된 한국인들은 상당수 있다. 천기원 전도사는 중국에서 형기를 치르고 석방된후 한국에서 여전히 탈북자 지원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최봉일 목사, 김희태 전도사 등도 아직 재판을 확정받지 최고 8개월가량 구치소에 갇혀있다. 이들을 포함해 중국 교도소에 수감중인 한국인은 250여명. 이중에는 마약사범도 30여명 있는데 이들은 중형이 우려되고 있다. 아편때문에 망국의 한이 있는 중국이기에 마약에 대한 중형주의는 어쩌면 이해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작년 천 전도사는 교도소에서 8개월을 살고 나왔는데 같이 행동했던 일본 NGO의 한 멤버는 불과 8일만에 석방된 것을 보고 우리나라가 원망스러웠다" 강해원씨의 이 말에 박철주 영사는 "우리도 한다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는 한데..."라고 서두를 꺼내다 며 "다른 여러 변수도 있겠지만 정부의 힘과 담당 외교관의노력이 부족해 미안하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중국과 수교 불과 10년의 한국이 수교 50년의 북한과 탈북자 문제를 놓고 워낙자주 중국 외교부를 상대하다보니 중국측 담당자가 이젠 아예 한국측이나 북한측이 할말을 미리 알고 있습니다" 박철주는 영사는 남북의 베이징 대치상황을 이같이 압축하면서 탈북자의 힘든신세를 보면서 조국 분단의 아픔을 새삼 느낀다"고 말했다. 강해원씨는 석씨의 재판일이 확정되면 공판에서 그를 보기위해 다음주 다시 중국을 찾을 예정이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