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살률이 경제성장률 및 실업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김순덕 교수팀은 지난 1983년부터 2000년까지 통계청이 집계한 인구 10만명당 연도별 자살률과 실업률, GDP성장률(한국은행) 사이의 상관관계(설명력)를 분석한 결과, 자살률 대비 경제성장률은 81.5%의 연관성을, 실업률은 82.6%의 연관성을 각각 보였다고 3일 밝혔다. 국내에서 자살률과 경제적 요인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연구결과는 최근 발간된 예방의학회지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조사 기간 자살률과 경제성장률은 전체적으로 81.5%의 연관성을 보였는데, 경제활동이 가능한 20세 이상 자살률만 분석했을 경우에는 연관성이 86.5%로 크게 높아졌다. 이에 비해 20세 미만 자살률과 경제성장률의 상관성은 38.4%에 그쳤다. 자살률과 실업률은 전체적으로 82.6%의 연관성을 보인 가운데, 20세 이상만 대비했을 때는 87.9%까지 연관성이 높아졌으며, 20세 미만 자살률과 실업률의 연관성은 15%로 매우 낮았다. 연도별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은 자살률에 대해 각기 상반된 관계를 보였는데,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19.9명(20세 이상 26명)으로 역대 최고치로 높아진 98년에 경제성장률은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김 교수는 "외국의 기존 보고와 마찬가지로 자살률은 경제적 번영기간에 낮아지고 침체기에 높아지는 등 밀접한 관련성을 보였다"며 "특히 자살률이 급등하는 시점인 경제위기 때 자살에 대한 위험요인과 방어요인을 찾아내 국가적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