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국군 파병안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파병반대운동을 벌인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반면 보수단체 등은 일제히 환영하는 등 찬반양론이 엇갈렸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외교적 명분도 없는 전쟁에 파병결정을 내린것은대단히 유감스런 일이고 유권자들이 정치적으로 이 문제에 책임을 물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파병안은 통과됐지만 반전집회는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이날 파병안 통과 규탄 성명을 내고 "오늘을 전세계 인류앞에 부끄러운 한국의 날로 선포한다"며 "파병동의안 통과는 침략전쟁을 부인한 헌법에 위배되는 결정이며 한국민을 이라크 학살전쟁의 공범으로 내모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 고계현 정책실장은 "과거 의안처리방식과는 달리 전원위원회를 소집하고표결을 연기해 가면서 파병안을 처리했다는 점에서 국민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준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파병안이 통과된 것으로 모든것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둘러싼 국론분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대통령이 광범위한 파병반대여론을 수렴하려는 고민이 이제부터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향군인회 홍보부장 안상원 예비역 중령은 "한미동맹체제를 유지하는것이 북핵문제 및 우리 경제를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우리가 전쟁에 반대,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경우 입게 될 손실은 엄청나다"며 "파병을 놓고 찬반양론이뜨거웠으나 의원들이 현명한 결단을 한 것 같다"고 환영했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도 논평에서 "국익의 극대화라는 길을 선택한 의원들과 노무현 정부에 대해 환영을 표한다"며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며 전후 이라크재건 참여와 미국과의 동맹관계 강화를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지원의 폭과 규모를 늘릴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외교학과 신욱희 교수는 "국민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가고민끝에 어렵게 파병결정을 한 것을 미국측이 이해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북핵문제와 북미관계 등에 있어 우리 정부의 생각대로 어젠다를 이끌고 가는데 도움이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현석(27.서울대 자연과학부 4년)씨는 "국회의원들이 아직까지 미국 눈치는 볼줄 알아도 국민 눈치를 볼 줄 몰라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파병을 결정한 모양인데 부시 행정부가 과연 북핵 평화적 해결의 약속을 지킬만큼 이성적인지 의문이 간다"고 비판했다. 방지거병원 직원 한명자(49.여)씨는 "우선 가슴이 아프고 만약 내 자식이 파병된다면 통곡부터 하겠다"며 "통과시킨 국회의원 아들부터 전쟁에 보내라고 해"라고반감을 나타냈다. 회사원 조진우(30)씨는 "명분없는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참하는 것에 절대 반대하고 파병반대 의견을 줄곧 피력해왔지만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파병에 반대하지만 국민투표를하게 된다면 정작 나 자신도 어려운 국내경기 등을 감안해 파병 찬성쪽에 표를 던지게 될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황희경.김상희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