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임검사로 검찰내 '공안통'의 상징이었던 이상형 서울고검 검사(54·사시 20회)가 지난달 31일 명예퇴직을 신청,23년간의 검사생활을 접게 됐다. 이 검사는 법무법인 '나라'의 공동대표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는 80년대 대표적 공안사건이었던 KAL기 폭파사건과 서경원 전 의원 밀입북 사건,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건,최은희·신상옥 부부 납치 사건 등 굵직한 공안사건의 주임검사를 맡아 검찰내 '공안통'으로 명성을 날렸다. 검찰내 경기고 인맥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이었던 이 검사는 지난 89년 6월 서 전 의원 밀입북사건 당시 평민당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직접 불러 조사한 '악연' 때문에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서울·대전고검 등 한직을 전전했다. 이 검사는 "이제는 떠날 때가 됐다는 생각에 사표를 냈을 뿐 인사에 대한 불만은 없다"며 "더 좋은 세상을 향해 떠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