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후속인사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18일 자정무렵 송광수 검찰총장 내정자의 임시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를 직접 찾아가 송 내정자와 인사문제 등 현안을 협의한 사실이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검찰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장관이 검찰총장을 과천청사나 시내 호텔로 불러 인사문제를 협의하는 것이 관례였던 점에 비춰 장관이 총장 집무실을 방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당초 강 장관과 송 내정자는 시내 모처에서 만나 인사문제 등을 논의키로 약속했지만 강 장관의 국회 법사위 일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장소를 바꿨다는 후문이다. 국회 일정이 끝난 뒤 강 장관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송 내정자가 "과천으로 가겠다"고 했으나 강 장관이 "굳이 예의를 차리지 말고 서로 편한 장소에서 보자"며 자신이 서울고검을 방문하겠다고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야 회동에는 강 장관의 국회일정을 수행했던 홍석조 법무부 검찰국장이 배석했으나 인사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때는 자리를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과 송 내정자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인사문제를 협의, 인선 작업을 매듭지은 뒤 홍 국장을 다시 불러 인사 명단을 정리토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과 송 내정자는 당면한 검찰인사 외에 대구지하철 참사와 관련, 대검 강력부 간부 등으로 구성된 '드림팀'을 현지에 파견하는 문제 등 사태 조기 수습을 위한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실제 강 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검찰의 대구 지하철참사 대책을 19일 검사장급 후속인사와 함께 발표했다. 송 내정자는 회동 직후 "강 장관께서 멀리 떨어진 과천 청사보다 가까운 서울고검에서 보자는 뜻을 밝혀 내 집무실에서 만나게 됐다"며 심야회동 배경을 설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