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살아남으려면 글로벌 경쟁체제에 맞게 노사관계도 재편되어야 합니다." 이원덕 한국노동연구원장은 '노사관계와 지역발전'을 주제로 지난 18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한.일 국제심포지엄에서 "5년이내에 생산적 노사관계 혁신을 이루지 못하면 한국경제는 도태하고 말 것"이라고 진단했다. 울산시와 울산발전연구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 행사에는 히사모토 노리오 일본 교토대 교수와 다노 히사시게 전일본 금속노조 사무국장, 정규재 한경 논설위원 등 13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토론을 벌였다. 이 원장은 "앞으로의 노사관계는 고신뢰-고대화-고협력과 저갈등-저배제-저투쟁의 신3고3저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며 "노동계는 경영에 대한 이해 제고, 경영층은 반 노조정서 불식, 정부는 노사갈등 해소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히사모토 교수는 "일본이 1990년대 이후 버블붕괴 사태속에서도 유연한 노사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노사간 굳건한 신뢰와 대화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노 사무국장은 "일본의 고용불안이 심각하지만 기업과 국민경제의 발전을 우선하면서 고용 및 생활 보장을 받는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욱 현대중공업 노사협력실장은 "임금협상 등에서 소속 기업의 지불능력과 생산성과는 관계없이 특정 기업의 수준과 비교해 결정하는 경향이 높다"며 "이 때문에 경영층이 산별노조 교섭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결국 충돌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형제 울산대 교수는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을 기반으로 한 울산의 집단적 노사관계는 상호불신과 대립을 특징으로 하는 대기업 노사관계의 전형"이라며 노동복지, 비정규직 격차 해소, 고용안정망 구축 등을 통한 노사관계 발전방안을 제안했다. 정규재 논설위원은 "노동시장 상층부의 경직성이 완화되지 않는 한 하부구조를 이루는 비정규직 문제는 계속 남아 대량 실업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종철 울산시 경제통상국장은 지난해 울산에서 발생한 노사분규로 입은 생산차질액이 5천5백51억원(전국의 32.2%), 수출차질액은 2억8천5백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