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숨이 막혀도 힘차게 물살을 헤쳐온 것처럼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아시아대회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가 분식회계 파문을 겪고있는 SK글로벌[01740]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내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SK글로벌 사장실 홍보팀 표상희(27)씨. 초등학교 때 아마추어로 운동을 시작한 표씨는 수영에 매력을 느끼면서 중1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시작했다. 처음엔 경영(일반 수영경기)을 했지만 핀수영으로 종목을 바꿨다. 핀수영은 물갈퀴를 끼고 허리만 움직여 앞으로 나가는 경기로 198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정식종목으로 인정받은 새로운 수영경기. 표씨는 중학교 때부터 시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돼 수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고3 때인 95년 제4회 아시아핀수영선수권대회 200m에서 한국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이 대회에서만 4개의 메달을 따낼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수많은 수상경력과 한국신기록을 보유했던 표씨는 96년 경북대 생물학과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한 뒤 운동을 자제하고 학업에 몰두했다. 서울대 농대학장 출신인 할아버지로부터 한가지 일에 만족하지 말라는 가르침을받아온데다 `수영에서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집안에 사업하는 어른들이 많아 기업에 호감을 갖게 됐고 결국 올 1월2일 평소좋은 인상을 갖고 있던 SK글로벌에 입사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뿐 이었고 분식회계 사태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을 맞게됐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어리둥절했지만 표씨는 이내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리고 매일매일 첫 출근하는 날처럼 밝은 얼굴로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을 하고있다. 가장 먼저 출근해 하루 일정을 챙기면서 신문스크랩을 하고 스스로 온갖 궂은일을 찾아내 척척 해치운다. 정신없이 일하다보면 어느덧 일과시간이 지나고 자정을 훌쩍 넘기지만 마지막까지 남아 뒷정리를 하는 것도 표씨의 몫이다. 눈코 뜰새없는 일과 속에서도 틈틈이 선배.동기들과 e-메일이나 직접 토론을 통해 회사의 회생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힘들어 하는 동료를 격려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동료들은 활력넘치는 표씨를 보면 홍보팀은 물론 다른 부서 직원들까지도 절로 힘을 얻게 된다고 전했다. 표씨는 "힘들면 운동할 때 수없이 맞았던 고비를 생각한다"며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회사가 정상을 찾을 거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