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떠나지 마십시오' 신임 검찰총장에 송광수 대구고검장이 내정되고 검사장 인사가 발표된 11일 평검사 8명이 한 검사장급 간부의 용퇴를 `읍소'로 저지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최근 대통령과의 대화에 나섰던 서울지검 평검사 대표 허상구 검사와 이옥, 박경춘 검사 등 수석검사 8명은 이날 오후 5시께 김원치 대검 형사부장의 사무실을 찾았다. 연수원 21기 출신인 이들은 사법연수원 시절인 90-91년 당시 연수원 교수였던김 부장의 지도를 받았던 제자들로, 동기생 중 총장이 나오면 나머지 동기들은 용퇴하는 그간의 관행대로 김 부장이 용퇴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던 것. 특히 김 부장은 최근 검찰 내부 통신망에 현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수긍할 수 없는 인물이 총장으로 선임된다면 저항의 차원에서 용퇴하지 않겠다'고 밝혔을때부터 평검사들로부터 `떠나지 말라'는 지지의 답글을 받았던 터였다. 김 부장은 이날 인사에서 전보되지 않고 대검 형사부장에 유임됐지만 전날 동기인 김학재 대검 차장에 이어 이날 명노승 법무차관이 용퇴를 선언하면서 자신도 사임을 심각히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은 자신을 찾은 제자들에게 `동기생이자 검찰 내부에서 `수긍'하는 인물이 총장에 선임됐고, `자리에 연연치 않는다'는 자신의 입장표명이 언론에 보도된만큼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라도 떠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검사들은전했다. 김 부장을 찾은 검사들은 약 한 시간 동안 `검찰조직이 안정된 뒤에 떠나도 늦지 않다', `지금 떠나는 것은 나만 떳떳하자는 행동이니, 조직을 위해 남아달라'는등 간곡한 어조로 김 부장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 부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후배들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아직까지는 양단 간에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심경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