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대통령과 평검사의 공개대화와 뒤이은 김각영 검찰총장의 전격 사퇴이후 검찰은 10일 마치 폭풍전야의 고요함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향후 전개될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오전 8시50분께 과천청사로 출근한 강금실 법무장관은 평소와 달리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으며 오전 9시30분께는 사표를제출하러 들른 김각영 총장을 맞아 30분간 면담을 나눴다. 장관실을 나선 김 총장은 "오해는 풀었나"는 질문에 마뜩찮은 표정으로 "오해는풀었다. 난 이제 홀가분하게 떠나는 사람이다"고 다소 언성을 높였다. 노 대통령이 법무부와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 재정경제부에 업무보고차 들를 예정이었기 때문에 노 대통령-강 장관-김 총장의 3자 면담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으나 성사되지는 않았다. 김총장의 전격 사퇴에 따라 이날 오전 9시에 예정된 검찰총장 주관의 주례 간부회의가 취소돼 서초동 대검청사 7∼8층의 간부 사무실은 적막한 모습이었다. 서울지검 검사들은 출근 직후 24개 부서별로 부장검사실에 모여 간담회를 갖고9일 있은 대통령과의 공개 대화에 대한 평가 및 보고회를 가진 뒤 평검사들끼리 모여 향후 사태 진전 및 평검사회의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일선 검사들은 또 총장 사퇴가 몰고올 검찰내 영향과 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에 대한 하마평을 화제로 올리며 새로 구성될 지휘부 구도에 예민한 관심을 보였다. 한 검사는 "총장 사퇴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 않았느냐"며 "어제 대화를 통해알수 있듯이 노 대통령과 강 장관의 인사강행을 막을 수 없게된 만큼 일단 총장 인사 등 향후 인사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검 홈페이지(www.sppo.go.kr)는 평상시 시간당 500명 내외였던 접속자가시간당 5천여명으로 폭주, 시스템 속도가 급속히 느려져 다운 일보직전까지 갔다. `국민의 소리'라는 게시판에도 9일 하루 동안 평소의 5배가 넘는 1천34건의 글이 올라온데 이어 10일에도 오전 9시30분 현재 950건의 글이 등록됐으며 조회수는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등록된 글중 일부는 평검사들의 건의사항을 이해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으나 대부분은 `예의를 갖추지 못했다`, `막무가내식 떼쓰기다' 등 평검사들을 비난하는 글들이었으며 원색적 언어를 사용, 평검사들을 몰아붙이기도 했다. 대검 관계자는 "현재 서버가 1대 뿐인데 이 정도 접속자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30-40대의 서버가 필요하다"며 "접속자가 폭주할 경우 시스템을 일시 다운시켰다가재가동하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조계창 류지복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