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무해할 것으로 추정돼 각종 독성평가에서제외되고 있는 `비(非) 다이옥신형 PCB(폴리염화비페닐)'가 유아기 뇌 발달에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대구가톨릭의대 양재호 교수는 비 다이옥신형 PCB가 임신기간 몸에 축적될 경우유아들의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리고 기억.학습력을 해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 연구분야 국제학술지인 `브레인 리서치(Molecular Brain Research)' 최근호에 실렸다. PCB는 윤활유, 변압기, 전기절연제 등 우리 주변에서 널리 사용돼 온 상업용 화학물질로, 화학적 구조에 따라 다이옥신형과 비다이옥신형으로 분류된다. 지금까지 다이옥신형PCB는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비다이옥신형은 체내에서 다이옥신 수용체와 결합력이 낮아 인체에 무해할 것으로 추정돼 왔다. 논문에 따르면 양 교수팀은 `상업용 PCB혼합체(Aroclor1254)'를 매일 1ppm, 6ppm씩 각 20마리의 임신 쥐에 투여한 뒤 생후 4일부터 60일까지의 새끼들에 대해 갑상선 호르몬 수치와 기억.학습력 관여 단백질(PKC)의 영향을 관찰했다. 갑상선 호르몬은 성장기 뇌 발달에 중요한 호르몬으로 이 호르몬의 감소는 뇌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며, PKC단백질의 활성 변화는 기억 및 학습력의 장애와관련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결과, 비다이옥신형 PCB에 노출됐던 새끼들은 생후 14일에서 호르몬수치가정상 쥐에 비해 절반 이상 (59%) 줄었으며, PKC단백질의 활성도 2배 이상 변화했다. 쥐의 생후 14일은 사람으로 치면 1살 남짓에 해당하는 시기로, 비다이옥신형 PCB가 이 시기 유아들의 뇌 발달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양 교수는설명했다. 양 교수는 "연구에 사용된 PCB용량이 인체 지질층에서 검출되는 농도(0.4-17ppm)에 해당하는 것으로 일상적 노출에 의한 신경계 장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며" 특히 뇌의 성장이 활발한 시기에 신경독성을 집중적으로 일으키는 만큼 모유 등에대한 축적도 조사 및 감시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