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육군 헬기조종사가 전세금이 든 손가방을 우연히 길에서 주워 주인에게 돌려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미담이 되고있다.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15항공단 예하 205항공대대에서 헬기조종사로 근무중인 이준종(33.3사 27기)대위는 작년 12월 외박기간에 어머니 칠순잔치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부산시 범일동 현대백화점을 찾았다가 인근 골목길에서 손가방을 습득했다. 이 대위는 초.중학생 몇명이 갖고 있다가 자신이 다가가자 버리고 달아난 손가방 속에서 현금 800만원과 수표 2천500만원 등 3천300만원과 신용카드를 발견했다. 주인을 찾기 위해 지갑안을 살핀 이 대위는 의료보험카드에서 전화번호를 발견했고 지갑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고 애를 태우던 장희경(27.여.백화점직원)씨를 만나 돌려줬다. 큰 돈을 찾아준 이 대위는 '다행이다'라는 말만 남기고 이름과 연락처도 말하지 않고 그대로 떠났다. 그의 이러한 선행은 장씨가 최근 이 대위를 찾기 위해 지난달 22일 국방부 인터넷 홈페이지 범죄신고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뒤늦게 밝혀졌다. 백화점근무를 하면서 우연히 이 대위의 쌍둥이 형을 만나 선행의 주인공이 이 대위이며 군인신분이라는 사실만 전해 들은 장씨가 국방부 게시판에 이 대위를 찾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는 글을 쓴 것이다. 가정주부인 장씨는 "17개월된 아기에게 너무 신경을 쓰다 시어머니가 구해온 전세자금이 든 지갑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고 눈앞이 캄캄했다"며 "(이대위를) 좀더 일찍 찾고 싶었는데 당시에는 경황이 없었고 연말연시로 업무가 바빠 뒤늦게 찾아나선 것이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대위는 "전세자금인 줄도 몰랐고 단지 주인을 찾아주면서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했을 뿐인데 괜히 부끄럽다"며 쑥스러워 했다. (부산=연합뉴스)조정호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