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후 주한미군 위상에 관한 양국간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주한미군이 한국사회와 미군을 하나로 묶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주한미군 지휘부는 지난해 미군궤도 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50년간 동맹관계를 맺어온 한국내에서 반미감정이 퍼지자 대책마련에 부심해 왔다.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이 6일 한국의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용산기지로 초청해 주한미군 핵심 지휘부를 모두 배석시킨 가운데 직접 설명한 `좋은 이웃(Good Neighbor)' 프로그램은 바로 그 대책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라포트 사령관은 이날 `죽마고우'란 표현으로 한.미간 동맹을 요약하면서 지금까지 좋은 이웃이었던 주한미군과 한국 국민들이 계속해서 이웃사촌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지난해 5월 부임한 라포트 사령관은 한국내의 반미시위를 목격하면서 미군의 겸손한 자세 유지와 적극적인 교류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좋은 이웃' 프로그램의 핵심은 라포트 사령관의 이런 인식을 반영해 지역주민과의 거리 좁히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한미군의 한 관계자는 "미국 및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민들의 좋지 않은 감정은 서로간 의사소통이 부족한데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좋은 이웃' 프로그램의 내용은 다양하다. 우선 사령관에게 각종 민원을 직접 호소할 수 있는 한국어 전용직통 전화가 한미연합사령부에 개설되고 영어와 한국어로 서비스되는 주한미군 홈페이지가 운영될 예정이다. 라포트 사령관은 이와 관련, "대구, 오산 등지의 예하부대로 직통전화 설치를 늘려 나갈 것"이라며 2주 단위로 직통전화로 접수된 민원사항을 직접 보고받겠다고 말했다. 이는 현장 목소리를 직접 경청함으로써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 및 통폐합을 위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을 원활히 추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지만 종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밖에 `좋은 이웃' 프로그램에는 ▲한국 각종 전통축제에 미군병사 참여 ▲부대별 좋은 이웃상 시상 ▲자매결연 및 지역봉사 활동 대폭 강화 ▲지역주민 초청 부대 개방행사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라포트 사령관은 지난 1월17일 모든 예하부대에 이미 지휘서신을 내려보내 이같은 `좋은 이웃'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과 부대 사정에 맞게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나갈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와 밀착하려는 주한미군의 노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