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차관급 인선에서 정통관료 출신의 내부인사들이 대거 발탁됨으로써 공직사회 1급 이하 후속인선에서는 각 부처의 전문성을 중시한 세대교체형 연쇄승진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대상 차관급이 단 한명의 유임도 없이 전원 교체되면서 향후 공직사회에 대거 승진에 따른 활력이 넘칠 것이라는 기대감과 '물갈이'에 대한 우려감이 교차되고 있다. 정부 중앙청사와 과천청사 등의 공직사회에서는 신임 법무차관에 현 차관보다 사법고시 기수가 4회나 아래인 정상명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사시 17회)이 내정되고 행시 출신 차관도 10회에서 24회까지 배출됨으로써 `기수.서열 파괴' 등 개혁바람을 타고 1급 이하 공직사회에 대대적인 세대교체 바람이 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장과 금감위원장 등 임기직의 경우 가급적 임기를 존중하겠다는 원칙을 표명한 것은 조직의 안정과 업무 연속성을 중시하는 공직사회의 기대에도 부응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내리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3일 "이번 차관급 인사에서 내부승진이 대종을 이뤘지만 파격인사가 발탁된 경우도 적지 않아 향후 1급 이하 인사에서도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속인선에서는 연공.서열.기수 등 종래의 기준이 파괴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이는 공직사회의 세대교체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부인사의 대거 연쇄승진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어 공직사회 전체에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부처에선 차관급 발탁인사에 이은 향후 내부인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법무부의 경우 정 차관의 임명으로 이번주중 단행될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에서 법무부내 검사장급 4개 자리와 전국 고검.지검장 배치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경부는 행시 13회인 김진표(金振杓) 재경부총리에 이어 행시 14회인 김광림 특허청장이 차관으로 발탁되면서 행시 13, 14회 이하 간부들의 향후 거취에 따라 대폭적인 연쇄 승진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도 지난 91년 이후 12년만에 외부인사인 이용섭(李庸燮) 관세청장이 신임청장 후보로 지명된 가운데 이 청장 후보가 행시 14회 출신이어서 국세청의 1급과 2급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12회와 13회 출신은 물론 정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고참국장들 상당수가 퇴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또 기수와 서열을 중시하는 경찰청도 최기문 경찰대학장이 경찰청장 후보자로 임명되면서 경합을 벌였던 동기생들의 용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공직사회는 대대적인 조직개혁과 함께 간부진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