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법무장관 취임에 이어 신임 법무차관에 정상명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사시 17회)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3일 알려져 법무.검찰내 '기수.서열파괴'가 점차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정부부처 차관 발표때는 제외됐지만 법무차관에는 명노승 현 차관(사시 13회)보다 사법시험 4기수 아래인 정 기획관리실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이 법무차관으로 정식 임명되면 법무부내 검사장급 4자리에 대한 인선은 물론 금주중 단행예정인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대검 참모와 전국 고검.지검장 배치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국장과 법무실장, 기획관리실장, 보호국장 등 법무부내 검사장급 4자리는 현직 인사들보다 아랫기수인 사시 17-18회가 주로 배치되면서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는 사시 19회중에서도 발탁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강 장관이 `법무부.검찰의 2원화', `안정속 개혁'을 공언하고 있는 점에 비춰 검찰조직에 대한 인선은 기존의 서열을 어느 정도 존중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이런 시각은 일사불란한 지휘체계가 요구되는 `수사기관'의 특성을 고려할 때 서열이 뒤바뀌는 검찰인사가 단행될 경우 조직 안정을 크게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김각영 검찰총장과 사시 12회 동기인 고검장급 3명이 용퇴를 결정하고, 사시13회 중에서 일부가 사퇴할 경우 현재 공석인 대전고검장 자리를 포함, 자리가 비게 되는 5-6자리를 놓고 기존의 서열을 고려해 고위간부 배치와 신임 검사장 승진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법조계 기수를 존중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점에 비춰 검찰인사에서도 기존의 서열을 뒤바꾸는 파격적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와관련, 검찰내에서는 지난 정권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사시 17회 출신 일부가 검사장 승진으로 구제될 것으로 관측하는 이들도 있다. 어쨌든 40대 여성 법무장관에 이어 사시 17회 출신 법무차관 내정은 검찰인사에도 변화의 바람이 적지 않게 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