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 케이블TV인 매일경제TV(MBN)에 출연해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특정종목을 추천한 뒤 주가가 오르면 자신들이 미리 사둔 주식을 내다파는 수법으로 수억원대의 이득을 챙겨 온 사이버애널리스트와 방송 진행자 등 7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MBN 증권프로인 '고수들의 투자여행'의 진행자 권모씨(43)와 PD 장모씨(34), 사이버애널리스트 안모씨(31) 등 7명을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안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종목에 대한 이익증가 등의 허위 사실로 매수를 추천, 주가가 오르면 미리 사둔 주식을 바로 매도하는 방법으로 9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5월 모 지방은행에 대해 '무디스사가 방문한다'는 거짓 멘트를 한 것을 비롯,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공개된 46개 종목에 대해 순이익 및 매출 규모와 증가율을 근거없이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허위 추천을 통해 해당 종목의 주가를 띄운 뒤 차명계좌나 동호회 회원계좌 등 67개 계좌를 통해 미리 사놓은 주식을 처분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사이버수사대는 "사이버애널리스트가 방송에서 종목추천한 내용을 문제삼아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하는 첫 사건"이라며 "방송 추천 내용을 믿고 주식거래하는 선량한 시청자들을 우롱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또 무분별한 종목 추천과 매도를 반복해 시청자 항의가 잇따르자 공동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모 증권사에 '독수리 오형제'란 계좌를 만들어 추천과 매도를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MBN측은 "프로그램 제작자 개인의 잘못으로 회사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며 "문제가 된 장PD는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 퇴직조치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