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대참사와 관련해 지하철공사의 조직적인 사건 은폐.조작 사실이 경찰 수사결과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1080호 전동차 기관사 최상열(39)씨는 지난 18일 오전 9시53분 사고 이후 경찰에 출두하기까지 11시간여동안 직장 상사와 동료 등 8명을 만나며 사건의 조작.은폐를 도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참사와 관련, 용의자외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최씨의 11시간 행적을 추적해 본다. 최씨는 오전 10시 2분을 전후해 사고현장을 빠져 나와 휴대폰으로 종합사령팀과 사고 상황에 대해 통화했다. 이어 아카데미 극장 앞 출구에서 소방관을 만나 승객 구조를 부탁한 뒤 맥도널드 햄버거에 들어가 물을 얻어 마셨다. 최석문 안심기지사업소 승무팀장과 통화한 후 오전 10시 30분께 대구은행 남일동지점 뒷골목에서 최팀장, 김선길 지도과장, 김순섭 황병희 지도원 등 4명을 만나 10여분동안 사고상황을 설명했다. 황씨를 따라 인근 K다방으로 이동해 A4 용지 한장에 경위서를 작성한 뒤 황 지도원에게 제출했다. 중앙로역으로 이동해 민병태 승무팀장을 만나 사고 상황을 다시 설명했다. 최씨는 오후 1시께 황 지도원과 함께 대구역으로 이동해 차량운영부 정찬호과장을 만나 20분동안 대화한 후 마스컨 키를 갖고 나온 사실을 고백했다. 오후 2시께 최 승무팀장, 김 지도과장, 김건희 승무과장, 김순섭 지도원, 노조승무과장 등과 함께 H국밥집에서 식사했다. 오후 3시부터 7시사이 황 지도원의 친구가 운영하는 공구가게에서 TV 뉴스를 봤다. 오후 7시께 중앙로 감자탕집으로 이동해 황 지도원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황 지도원의 경위서 재작성 요구에 따라 오후 8시께 대구역 근처의 다방으로 이동한뒤 경위서를 다시 작성했다. 지하철공사로 이동하려다가 경찰의 출두 요구가 거세지자 중부경찰서에 나가기로 결정했다. 이 때 최 승무팀장이 "기관사복을 입고 출두하라"고 해 노조 승무과장의 반코트를 빌려 입었다.(마스컨 키가 든 최씨의 옷은 이후 지하철공사 사무실에서 발견됐다.) 오후 9시 30분께 최 승무팀장, 김 지도과장, 노조 승무본부장, 황 지도원 등과 함께 중부경찰서에 출두했다. (대구=연합뉴스)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