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별수사의 사령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화려했던 옛날을 뒤로 한 채 사실상 폐지를 눈앞에 두게됐다. 대검이 24일 전국 59개 일선 검찰청별 검사회의 결과를 수렴해 발표한 자체 검찰개혁방안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 안에 중수2,3과를 폐지, 원칙적으로 수사지도 기능만 수행토록 하고 대신 고등검찰청에 제한적으로 특별수사 기능을 부여, 광역.특수범죄 및 검찰 내부비리에 대한 수사기능을 보완키로 했다. 이에 따라 5공화국 출범 직후인 지난 81년 4월 세워져 대검 공안부와 함께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양대 축으로 자리해 왔던 대검 중수부는 22년만에 수사기능을 상실한 채 명맥만을 이어가게 됐다. 주로 검찰총장 하명사건을 전담하면서 멀게는 이철희-장영자씨 부부 어음사기사건, 명성사건, 5공비리사건, 수서사건, 율곡비리에서부터, 가깝게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과 한보 사건,김현철씨 사건등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획을 긋는 굵직한 사건들은 으레 중수부의 몫이었다. 1대 이종남 중수부장 시절 이철희-장영자 부부 어음사기사건을, 서울지검장-검찰총장-법무장관을 거친 2대 김두희 부장 시절에는 명성그룹 김철호 회장 사건과 영동개발사건을 처리했고, 3대 한영석 부장 시절인 85년 금강 상수도등 정부공사 발주비리사건을 지휘했다. 또 6대 박종철 부장때는 5공비리 수사를 맡아 장세동,이학봉,차규헌씨등 관련자47명을 구속했고 7대 최명부 부장 시절엔 수서 비리사건을 지휘하면서 이태섭 의원등 국회의원 5명과 장병조 전청와대비서관등을 구속했다. 또 11대 김태정 부장 때 동화은행장 비자금사건,율곡비리,군인사비리 사건을 처리했고 12대 이원성 부장의 지휘 아래 이형구 전노동장관 수뢰사건과 최락도.박은태의원 비리사건을 처리했다. 13대 안강민 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수사를 맡아 노 전대통령을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하고 이건희 삼성회장등 재벌총수 7명을 법정에 세웠으며 14대 최병국 부장은 한보 1차수사를 지휘하면서 정태수 한보총회장을 구속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또 15대 심재륜 부장 시절 중수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구속시켰고 작년 김종빈 부장의 지휘아래 이용호 게이트 수사를 맡아 특검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김대중 대통령 차남 홍업씨를 구속해 여전한 위상을 자랑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중수부 수사는 그동안 내로라하는 권력층 인사들을 처단함으로써 `성역없는 수사'의 대명사로 비유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표적사정 시비를 불러일으키면서 `정치검찰'의 오명을 받기도 했다. 검찰 위상문제를 둘러싼 논쟁에서는 "중수부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 정권의정치기반을 다지는 방패막이 역할에 나선다"는 비판이 늘상 등장했고 그때마다 시중수부 폐지론은 도마위에 올랐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