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참사 실종자 가족과 시민들이 중앙로역 사고 현장에서 희생자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과 유류품 20여점을 발견했다고 23일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실종자가족대책위는 이날 오전 중앙로역 사고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하철운행 중단과 중앙로역 복구공사 중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실종자가족과 시민들이 역 구내 지하 3층 승강장에서 이번 참사 희생자의 것으로 보이는유골과 유류품을 발견했다며 사고현장에 대한 정밀수색을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유골을 처음 발견한 김경수(31.대학생)씨는 " 23일 오전 2시께 중앙로역 1080호전동차가 정차한쪽 승강장 구석진 곳에서 뼛조각 16점을 발견하고 실종자가족들과주변을 수색한 끝에 캐주얼신발 한짝과 시계, 승차권, 수건 등 유류품 10여점을 추가로 찾아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 사고로 실종된 김향진(23.여.대학생)씨의 선배로 실종자가족들과지하철운행 중단촉구 농성을 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발견을 했다고 밝혔다. 실종자가족대책위 관계자는 "사고발생 닷새만에 현장에서 시신의 일부분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된 것은 당국의 사고 현장수습이 그만큼 엉성했다는 증거"라고흥분하면서 "당국이 사고를 은폐.축소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유골이 추가로 발견됐다면 국과수가 정밀감식해 사건관련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라며 "사건현장에 대해 수색작업을 하고 검찰의 지휘를 받아 전동차 이송을 결정했으며 경찰에 의뢰해 추가수색을 실시했다"고말했다. 실종자가족들은 "중앙로역 내부를 사고당시 형태로 보존하는 것이 실종자 확인에 필요한 증거자료 확보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복구공사 중단과현장 보존을 요구해 왔다. 대구지역 3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지하철참사시민사회단체대책위'도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실종자확인을 위해 중앙로역의 현장보존을 요구한 바 있다. 실종자가족들은 지하철운행중단과 복구공사 중지를 요구하며 지난 22일 대구시민회관에서 사고역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역구내 지하 2층에서 농성을 벌였었다. 말썽이 일자 대구시는 방화사건으로 폐허가 된 지하철 중앙로 역 복구공사를 실종자 가족들과 합의한 후 재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이날 실종자가족대책위와 전화 통화에서 "지하철참사 실종자가족과 합의가 없으면 복구작업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하철공사는 사고직후인 지난 19-21일 건설안전기술협회에 의뢰해 중앙로역의 전기.신호.통신.역무시설에 대한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120여명의 인력과 모터카 2대, 굴착기 1대 등 장비를 동원해 복구작업을 진행해 왔다. (대구=연합뉴스)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