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구하기 위해 전동차속으로 다시 뛰어 들다니, 제발 깨어나야 할텐데..." 경북 문경에서 아들과 함께 병원에서 약을 타기 위해 대구에 와 사고 지하철을 탔다는 고명순(50.여.문경시 점촌읍)씨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화재가 발생한 객차에 뛰어들었다 중태에 빠진 아들 이동석(24)씨의 회복을 안타까운 모정으로 빌었다. 평소 만성 두통을 앓아 오던 고씨는 사고 당일도 영남대병원에서 약을 타기 위해 아들과 함께 문경에서 기차로 대구역에 도착해 지하철 중앙로역에서 1080호 전동차를 타고가다 사고를 당했다. 열차에 불이 나면서 혼란한 와중에 헤어진 모자는 몰려 나오는 사람들 틈에 끼여 각자 밖으로 나왔으나 아들 이씨는 어머니가 보이지 않자 다시 연기가 자욱한 전동차로 되돌아갔다 질식, 구조대원에 의해 가까스로 실려 나왔다. 이씨는 현재 심한 호흡곤란 증세로 중태에 빠져 있다. 문경에서 농사를 짓고있는 고씨는 9순의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극진한 효부로 소문이 났으며 어머니의 영향 탓인지 아들 이씨도 평소 온순한 성격의 효자로 알려졌다. 고씨는 의식을 잃은 채 누워있는 아들의 병상을 지키며 "차라리 못난 내가 다쳤어야 하는데, 제발 우리 착한 아들에게 별일이 없어야 할텐데..."라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기자 du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