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기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늦깎이 대학생 이환봉 거성종합건설 회장(47)은 서원 건립에 사용해 달라며 경기대 손종국 총장에게 30억원을 전달했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마친 이 회장은 집안 사정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부산 건설현장과 수산시장 등에서 막노동을 하기도 했다. 3년여동안 막노동으로 약간의 돈을 모은 이 회장은 80년대초 무작정 안양으로 올라와 음악카페를 차렸다. 다행히 카페에 손님이 많아 돈을 모았고 인테리어 회사와 음반회사를 차려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사업을 키워나가는 동안에도 가난 때문에 대학을 가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주경야독,98년 수능시험에 응시했고 불혹의 나이를 지나서야 대학문을 노크했다. 다행히 수능성적이 좋아 경기대에 고령자 특례입학을 하게 됐고 졸업 후 다시이대 관광전문대학원에 입학,만학의 꿈을 이어가기로 했다. 경기대측은 이 회장이 기부한 30억원을 경기서원건립 추진위원회에서 서원을 건립하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대학 졸업이 소원이었는데 막상 꿈을 이루니 섭섭하기도 하다"며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장학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