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부산 백양터널 부근에서 발생한 승합차 2대에 대한 연쇄 실탄사격 사건의 수사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부산지방경찰청과 부산진경찰서는 12일 오후 군과 사격협회, 총포연합회 등 총기 전문가들과 함께 사건현장과 피해차량을 살펴보았으나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총기 전문가들과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산지방경찰청 사격장에서 12구경(18.5㎜) 엽총과 슬러그탄으로 차량유리에 사격하는 모의실험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총기 전문가들은 백양터널에서 발생한 피해 승합차의 유리구멍은 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총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에 의해 일어났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엽총으로 모의실험 사격을 한 이인규(50)부산생활체육사격연합회장은 "모의실험에서 나타났듯이 탄속이 빠르기 때문에 첫번째와 두번째 유리창 모두 깨끗하게 통과했고 양쪽 구멍도 똑같은 크기지만 피해차량의 경우 양쪽 구멍 크기가 다르다"며 "엽총에 의한 피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시속 100㎞ 속도로 달리는 차량을 향해 엽총으로 정조준하더라도 맞출 확률은 거의 없다고 말한 이회장은 "총도 아니고 돌멩이도 아니고 총보다는 훨씬 느린 어떤 것"이라고 말했다. 고희석(47)부산총포연합회장은 "엽총의 경우 탄두를 밀어주는 부유물이 현장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전혀 발견이 안됐고 반대편 옹벽에 심하게 패인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다"고 총기사건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53사단 관계자도 "심야에 사격을 할 경우 낮보다 몇배의 소리가 들이는데 사건현장 주변의 주민들이 이를 듣지 못했다면 총기에 의한 사건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모의실험에서 엽총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된 만큼 파괴력이 높은 최신식 독일산 새총이나 총기와 유사한 살상무기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5일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대티터널 부근에서 이모(49.화가.서구 서대신동)씨가 자신의 승합차를 운전하던 중 총기에 의해 운전석 뒤편 유리창에 구멍이 났다는 주장과 관련, 차량내에 탄흔이 없고 탄두도 없는 것으로 미뤄 승합차끼리 교행하는 순간 돌멩이가 튀면서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