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교제나 매춘 등 방식으로 성인들의 성매수대상이 된 청소년들의 절반정도는 가출을 하지 않고, 학교를 계속 다니는 상태에서성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소년 성매매가 더 이상 일부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닌 청소년 일반의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예방적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1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이승희)가 `청소년,왜 성적착취의 대상이 되는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김애령 교수는 1.2차 신상공개와 관련된 성매수 대상 청소년 414명의 경찰.검찰진술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성매매당시 가출중이던 청소년은 54.6%였으나 가출하지 않은 경우도 46.4%에 달했고, 학업을 중퇴한 경우는 58.0%였으나 학업을 중단하지 않은 경우도 41.8%에 달했다. 특히 조사당시 인터뷰에 응한 한 청소년(17세)은 학교 일과시간중에 사복으로갈아입고 성매매를 하고 다시 학교로 들어왔던 경험도 있었다고 말했다. 성매매를 하게 된 계기는 `용돈.유흥비마련'(51.5%), `생계비 마련'(27.4%)등경제적 이유가 주로 꼽혔고, 성매매를 하게 된 경로로는 개인형의 경우 `인터넷'(58.7%), `전화방'(13.2%)이 가장 많았으나 업소형의 경우는 `티켓다방'(38.0%), `단란주점'(30.0%), `보도방'(14.0%) 등이 많았다. 성매수자는 20대가 30.1%, 30대가 42.2%로 비교적 젊은 층이 많았는데 이는 청소년의 성매매가 주로 개인형(76.1%)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며, 한 성매수자와의 성매매는 1회에 그치는 경우가 55.0%였지만 2∼5회에 이르는 경우도 30.9%에 달했다. 성매매를 하는 청소년은 13세 이하(3.9%)부터 19세(1.9%)까지 전연령에 고르게분포돼 있지만 15세(21.7%), 16세(25.4%), 17세(22.0%)가 가장 많았다.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화여대 여성연구원의 원미혜 연구원은 "성매수 대상 청소년의 경우 성매매 피해자가 되는 동시에 청소년이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며 "청소년의 이런 양면성을 동시에 고려한 정책이 수립돼야한다"고 분석했다. 원 연구원은 또 "현재 청소년 성매매는 `성교행위를 한 것'으로 한정돼 성매수자를 처벌하고 있기 때문에 원자화.고립화돼있는 청소년 성매매 현장을 단속한다는것은 거의 불가능해 청소년들을 통해서만 성매수자를 단속할 수 있어 청소년들이 자신으로 인해 성매수자가 체포됐다는 죄책감을 갖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원 연구원은 "이를 막기 위해 청소년 성매매의 흥정 및 미수행위에 대한 처벌조항을 마련해야 청소년 성매매 예방대책의 효과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