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가 `현대상선 대북송금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유보 결정에 대해 내부전산망에서 동양고전의 글귀를 인용하며 `아쉬움'을 토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법무부 소속 C검사는 4일 검찰 내부전산망에 중국의 대표적인 법가(法家)사상가인 한비자(韓非子)의 설림편(說林篇)에 나오는 한 고사를 인용, 검찰 수뇌부의 결정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 놓았다. 고사 내용은 귀한 옥(玉)을 사기 위해 다른 상인들과 경쟁하던 송나라의 감지자(監止子)라는 부자 상인이 실수를 가장해 옥을 깨뜨린 뒤 변상금조로 백금(百金)을지불하고는 깨진 부분을 보수해 2만금을 받고 되팔았다는 것. "어떤 일을 하다가 실패하더라도 하지 않는 것 보다 나은 수가 있다. 책임지는일을 제때에 하는 것이다(事有擧之而有敗, 而賢其毋擧之者, 負之時也)"는 마지막 구절에서 보듯 일에 도전했다가 실패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해 포기하느니 부담이 있더라도 모험을 택하라는 교훈을 내포하고 있는 고사. C검사는 검찰이 `정치적 부담'때문에 수사 유보를 결정하기보다는 옥을 일부러깨뜨린 뒤 변상하는 부담을 감수한 감지자처럼 적절한 시기에 `부담'을 떠 안는 편이 옳을 수도 있지 않은가 하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C검사는 "이런 옛 이야기가 있으니 한번 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차원에서 쓴 것이고 전적으로 개인적인 소회일 뿐"이라며 "상부에서 어렵게 내린 결정에 반발하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