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하철역에서 일인 취객을 구하고 숨진 고이수현씨의 의로운 행동에 감동의 물결이 출렁일 즈음, 부산에서도 목숨을 걸고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만취객을 구했던 대학생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는 21일 졸업을 앞둔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4년 조영호(25)씨. 감춰져 있었던 조씨의 선행은 지난 1월 신년모임에서 상세한 이야기를 전해들은조씨의 선배가 학교측에 공로상을 추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사연은 지난 2001년 10월2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날 0시5분께 학과 동료와 함께 귀가중이던 조씨는 부산 지하철 2호선 서면역에서 중년의 취객이 선로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전동차가 진입한다는 안내방송이 전해졌지만, 추락한 취객은 머리에 타박상을입고 그대로 쓰러진 채 꼼짝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대합실의 많은 사람들이 발만 구르는 순간, 조씨가 본능적으로 선로에 뛰어들어 취객을 안전선 밖으로 밀쳐낸 것이다. 같은해 1월 일본 신오쿠보역에서 일인 취객을 구하고 숨진 한국인 유학생 고 이수현씨 사건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당시 조씨의 용감한 행동은 신분노출을 꺼린 사고 당사자의 부탁으로 언론에 전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선뜻 흉내내기 힘든 행동에 감동받은 조씨의 선배 등 주변 사람들이 뒤늦게마나 학교에 공로상을 추천, 젊은 친구의 의로운 행동을 칭찬할 수 있는 계기가만들어진 것이다. 넉넉지 않은 가정환경속에서도 대학생활을 무사히 마친 조씨는 선행의 보답으로오는 21일 졸업식장서 병마에 싸우고 있는 어머니에게 아들의 장한 모습을 보여줄예정이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기자 sj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