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직전 보물을 싣고 가다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화물선 탐사작업이 34년째 이어지고 있다. 26일 전북 군산시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 사는 백모(45)씨가 보물선탐사를 위해 옥도면 선유도 주변 공유수면 사용허가를 신청해 다음달 허가를 내줄방침이다. 백씨가 찾고 있는 선박은 우리나라 `보물선 찾기'의 원조 격인 일본 화물선 `초잔마루'(長山丸 3천938t급)호로 1945년 5월 17일 고군산군도 해역에서 미 잠수함의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 28t, 보석상자 4개가 실려있었던 것으로 전해진 이 보물선 탐사는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화물선의 최고 책임자였던 일본 해군 제독 미아사토 히데도꾸 중장의 당번병이었던 가이바라 게이찌씨는 지난 70년 화물선의 비밀을 와세다 대학 동문으로 부산에살던 김모씨에게 알려주고 함께 탐사작업에 나섰다. 3년간에 걸친 노력은 실패로 끝났고 이들도 이제는 모두 세상을 떠났으나 마치주문에 걸린 것처럼 보물선 찾기에 홀린 사람들이 계속 나타났다. 이후에도 탐사작업은 별다른 성과가 없다가 4번째 발굴업자로 나선 채모(50)씨가 지난 2000년 4월 옥도면 선유도 서남방 4마일 해저에서 대형 침몰선을 발견했다. 발견된 위치가 일본측 기록과 비슷하고 여기서 수습한 접시에 초잔마루호 소속회사의 마크가 새겨져 있어 채씨는 이를 초잔마루호로 확신하고 있다. 선체 대부분이 개펄에 묻혀있는 상태에서 4차례나 탐사작업을 벌인 끝에 화물칸통로로 추정되는 곳에 이르렀으나 함몰된 철판으로 두터운 벽이 형성돼 작업은 또다시 중단됐다. 채씨는 매달 1억원씩 쏟아 부어야 하는 발굴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작년에 탐사를 포기하고 말았으며 그 뒤를 이어 5번째 발굴작업에 나선 이가 최근 공유수면 사용허가를 신청한 백씨다. 이번 탐사로 백씨의 꿈이 이뤄질지 실패로 끝난 전철을 밟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군산=연합뉴스) 전성옥 기자 sungo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