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한이헌씨(59)가 돼지갈비집 사장님으로 변신해 화제다. 한씨는 지난해 9월 경기 구리시 인창동 돌다리 사거리에 '마포나루'란 상호의 허름한 돼지갈비집을 열었고 지금은 제법 '장사꾼'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오후 손님차량을 대리주차하느라 바쁜 일손을 놀리던 한씨는 "장사와 정치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며 "최선을 다해 주변 사람들에게 정성을 다하면 분명히 복이 찾아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요즘 새삼 깨닫고 있다"고 말하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한씨가 갈비집을 열게 된 계기는 지난해 부산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후 당장의 호구지책도 마련할 겸 음식솜씨가 좋은 부인 이정옥씨(56)의 특기를 썩히기 아깝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공직 은퇴후 변변한 일자리도 없었던 데다 선거실패 탓에 여윳돈도 없어 은행대출로 개업자금을 겨우 충당했다. 한씨의 가게는 갈비 맛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성황을 누리고 있다. 저녁때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다. 식구들과 갈비를 먹고 있던 전모씨(42)는 "정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하는 갈비집이냐"며 "서울에서 내려온 평범한 아저씨인 줄로만 알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