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지체장애인이 택시기사가 됐다. 전남 여수시 미평동 주공아파트에 사는 전재수(田在洙.50)씨는 1개월 전부터 여수지역 택시회사인 한일교통 소속 전남 13사 1518호 택시를 운전하고 있다. 구랍 23일 취직한 뒤 장애인용으로 특수 제작한 대우 매그너스 승용차를 2급 지체장애인인 문모(37)씨와 매일 12시간씩 교대 운전하고 있는 전씨는 택시기사가 된뒤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며 기뻐하고 있다. 전씨는 지난 91년 특별한 원인도 없이 하반신이 마비되기 시작해 직장(석유개발공사)을 그만 두고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오다 이래서는안되겠다는 생각으로 2001년 7월 1종 운전면허를 땄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인과 함께 여수지역 택시회사를 돌아다니며 취업을 부탁했으나 업주들은 깜짝 놀라 손사래 치기 일쑤였다. 이러기를 1년여. 한일교통 대표 김종태씨가 전씨의 딱한 사정과 그의 강인한 재활의지를 배려해 아량을 배풀었다. 불편한 몸으로 택시를 운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근무시간 중 소변은차안에 준비한 밀폐된 용기로 해결하고 부인이 마련한 도시락으로 식사를 때우면서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다. 전씨는 "하루 12시간 근무는 약간 무리지만 피곤할 때 조금씩 쉬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10여년간 식당을 운영하는 안 사람 눈치만 보고 살았으나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으로 복귀해 살 맛이 난다"고 즐거워 했다. 그는 또 "매일 회사에 납부하는 수입금(사납금)도 다른 기사들보다 많아 회사측도 좋아하고 있다"며 "더 많은 장애인이 같이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목발을 사용하는 2-3급 장애인 기사는 있으나 완전히 다리를 못쓰는 1급 장애인은 생각하기 어려워 채용을 망설였으나 택시 운전에 전혀 지장이 없고 정상인보다 더욱 성실해 채용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달 중 1급 장애인을 1-2명 더 채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수=연합뉴스) 최은형 기자 ohchoi@yna.co.kr